장비·시약 따라 진단검사 결과 오차…국가가 '참값' 만든다
- 게시일
- 2026-10-21
질병청, 주요 만성질환 7개 표준검사법 구축…표준화 사업 확대 추진

분당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서울=연합뉴스) 이경훈 분당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가 20일 질병관리청 기자단에 진단검사 기기와 검사·진단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질병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성남=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같은 진단검사를 해도 검사 장비·기법, 시약 등 차이에 따라 검사 결과에 오차가 나타난다.
이로 인해 실제로는 환자지만 정상으로 판정된 사람이 치료 기회를 놓치거나, 실제로는 정상인데 환자로 판정된 사람이 추가 검사를 받거나 치료 약을 복용하는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
오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검사 결과를 '참값'에 맞춰가는 표준화 작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1년부터 질병관리청이 주요 만성질환 진단검사에 대해 국가 표준화 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질병청 내에 '국가 진단의학표준검사실'을 운영하며 주요 만성질환 진단 항목 6가지에 대해 표준 검사법을 만들어 매년 국제 표준화기구의 평가 인증을 받고 있다.
또한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충남대병원, 건국대병원 등 5개 의료기관과 협력해 진단검사 질 관리에 필요한 표준 물질을 생산하고 있다.
이연경 질병청 만성질환예방과장은 20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언론 설명회에서 "진단검사 결과 차이는 검사 장비, 시약 등 차이로 인한 구조적 문제로 국가 의료비 등 사회적 비용까지 증가시킨다"며 "진단검사 표준화가 만성질환 예방·관리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윤여민 건국대학교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대한임상화학회장)는 "같은 사람의 같은 혈액이라도 어느 기기로 재느냐에 따라 결과가 조금씩 다르게 나올 수 있어 국제적으로 정해진 값을 매긴 표준 물질에 모든 검사실을 맞추는 것이 표준화"라며 "'참값'을 만들어 공급하는 일을 질병청 국가 진단의학 표준검사실이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진단검사 표준화 설명하는 윤여민 건국대병원 교수
[질병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소개된 사례에 따르면 올해 5월 A 병원에서 실시한 당화혈색소(HbA1c) 검사에서 수치가 국가 표준화를 적용한 참값보다 높은 경향이 나타났다.
당화혈색소 검사에서 당뇨병 진단 기준선은 6.5%으로, 0.1∼0.2%p 차이로 유병 여부 진단이 갈릴 수 있다.
A 병원 검사실에 있는 기기 2대에서 똑같이 수치가 높게 나와 특정 장비 문제로 볼 수 없었다.
이에 A 병원과 같은 검사 기기를 쓰는 전국 48개 기관으로 확대해 결과를 확인해 보니 마찬가지로 참값과 견줘 수치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오차는 해당 기기와 함께 쓰이는 보정물질 전달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윤 교수는 "국제 기준을 적용한 참값과 비교했기 때문에 같은 기기를 쓰는 기관 전체의 치우침을 확인했다"며 "치우침을 찾아내는 일은 숨길 일이 아닌 검사실 품질 관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원인을 확인해 바로잡고 진료과에 알리기까지가 표준화"라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국가 진단검사 표준화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만성질환 신규 표준검사법을 추가로 구축하고 국제 표준화 기구와 공조해 국제적 위상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진단검사 표준화 설명하는 송정한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질병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질병청은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대한진단검사정도관리협회와 협력해 검사 기관과 제조사의 검사 정확도를 확인하는 표준화 관리를 하고 있다.
다만 표준화 관리 사업은 현재 대형 병원 중심이라, 소규모 검사기관까지 확대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미국은 임상 검체 분석과 진단 검사를 검사실이 반드시 표준 인증(CLIA 인증)을 받도록 법으로 의무화하고 있으며 독일과 일본도 유사하다.
이와 달리 질병청의 국가 진단검사 표준화 사업은 법이 아닌 운영 규정에 근거해 진행되고 있다.
오진희 만성질환관리국장은 "검사 기관들의 참여를 확대하려면 법제화가 필요해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연구 용역을 내년에 진행할 예정"이라며 "참여 기관과 우수 기관에 대한 인센티브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정한 분당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대한진단검사정도관리협회장)는 "국가 표준검사법 항목 추가하고 표준화 관리를 확대하려면 예산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촬영=김영신]
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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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10/21 12:00 송고

분당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서울=연합뉴스) 이경훈 분당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가 20일 질병관리청 기자단에 진단검사 기기와 검사·진단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질병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성남=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같은 진단검사를 해도 검사 장비·기법, 시약 등 차이에 따라 검사 결과에 오차가 나타난다.
이로 인해 실제로는 환자지만 정상으로 판정된 사람이 치료 기회를 놓치거나, 실제로는 정상인데 환자로 판정된 사람이 추가 검사를 받거나 치료 약을 복용하는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
오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검사 결과를 '참값'에 맞춰가는 표준화 작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1년부터 질병관리청이 주요 만성질환 진단검사에 대해 국가 표준화 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질병청 내에 '국가 진단의학표준검사실'을 운영하며 주요 만성질환 진단 항목 6가지에 대해 표준 검사법을 만들어 매년 국제 표준화기구의 평가 인증을 받고 있다.
또한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충남대병원, 건국대병원 등 5개 의료기관과 협력해 진단검사 질 관리에 필요한 표준 물질을 생산하고 있다.
이연경 질병청 만성질환예방과장은 20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언론 설명회에서 "진단검사 결과 차이는 검사 장비, 시약 등 차이로 인한 구조적 문제로 국가 의료비 등 사회적 비용까지 증가시킨다"며 "진단검사 표준화가 만성질환 예방·관리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윤여민 건국대학교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대한임상화학회장)는 "같은 사람의 같은 혈액이라도 어느 기기로 재느냐에 따라 결과가 조금씩 다르게 나올 수 있어 국제적으로 정해진 값을 매긴 표준 물질에 모든 검사실을 맞추는 것이 표준화"라며 "'참값'을 만들어 공급하는 일을 질병청 국가 진단의학 표준검사실이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진단검사 표준화 설명하는 윤여민 건국대병원 교수
[질병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소개된 사례에 따르면 올해 5월 A 병원에서 실시한 당화혈색소(HbA1c) 검사에서 수치가 국가 표준화를 적용한 참값보다 높은 경향이 나타났다.
당화혈색소 검사에서 당뇨병 진단 기준선은 6.5%으로, 0.1∼0.2%p 차이로 유병 여부 진단이 갈릴 수 있다.
A 병원 검사실에 있는 기기 2대에서 똑같이 수치가 높게 나와 특정 장비 문제로 볼 수 없었다.
이에 A 병원과 같은 검사 기기를 쓰는 전국 48개 기관으로 확대해 결과를 확인해 보니 마찬가지로 참값과 견줘 수치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오차는 해당 기기와 함께 쓰이는 보정물질 전달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윤 교수는 "국제 기준을 적용한 참값과 비교했기 때문에 같은 기기를 쓰는 기관 전체의 치우침을 확인했다"며 "치우침을 찾아내는 일은 숨길 일이 아닌 검사실 품질 관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원인을 확인해 바로잡고 진료과에 알리기까지가 표준화"라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국가 진단검사 표준화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만성질환 신규 표준검사법을 추가로 구축하고 국제 표준화 기구와 공조해 국제적 위상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진단검사 표준화 설명하는 송정한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질병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질병청은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대한진단검사정도관리협회와 협력해 검사 기관과 제조사의 검사 정확도를 확인하는 표준화 관리를 하고 있다.
다만 표준화 관리 사업은 현재 대형 병원 중심이라, 소규모 검사기관까지 확대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미국은 임상 검체 분석과 진단 검사를 검사실이 반드시 표준 인증(CLIA 인증)을 받도록 법으로 의무화하고 있으며 독일과 일본도 유사하다.
이와 달리 질병청의 국가 진단검사 표준화 사업은 법이 아닌 운영 규정에 근거해 진행되고 있다.
오진희 만성질환관리국장은 "검사 기관들의 참여를 확대하려면 법제화가 필요해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연구 용역을 내년에 진행할 예정"이라며 "참여 기관과 우수 기관에 대한 인센티브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정한 분당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대한진단검사정도관리협회장)는 "국가 표준검사법 항목 추가하고 표준화 관리를 확대하려면 예산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촬영=김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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